요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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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즘 요리를 하고 있다. 아들 먹일 밥을 다 사서 먹이자니 비싸기도 하거니와 쓰레기도 많이 나오고 뭔가 건강하지 못한 그런 기분도 들고 그런다. 그래서 직접 요리하게 되었다. 요리하면서 깨달은 몇 가지를 기록해 본다.
중간중간 간을 보면 망칠 확률이 많이 줄어든다. 눈 대중으로 간을 하고 믿음의 요리를 하는 순간 엄청나게 짜거나 싱거운 요리가 탄생하기 때문에 주의.
레시피를 따른다는 것은 계량을 따른다는 뜻이다. 100% 정확하진 않겠지만 얼추 맞추기 위해서 계량용 스푼을 샀더니 꽤 성공률이 올라갔다.
생각보다 야채의 맛이 강하다. 특히 파, 무, 양배추 같은 채소는 볶거나 국에 넣어도 존재감이 대단하고 요리를 잘하는 것 같은 착각에 빠지게 만든다.
개인적으로 양파의 단맛은 별로 안좋아한다. 양파의 상태나 익힘 정도에 따라 단 맛의 정도가 다르게 느껴져서 잘 쓰기도 어렵다. 거기다 열을 가하면 물이 나와서 양파의 유무가 전체적인 맛에 너무 큰 영향을 준다. 그래서 되도록 양파가 안들어간 요리를 하거나, 들어가더라도 그냥 빼고 한다.
할 줄 아는 요리가 몇 가지 없다보니 재료를 사두면 다 소비하기가 꽤 어렵다. 한 두 가지 요리만 하기엔 좀 질리기도 하고.. 이래서 반찬을 하게 되는 것인가? 하지만 집에서 밥을 먹는 일은 주말이나 공휴일 밖에 없다보니 냉장고의 재료 로테이션을 고민하기가 까다롭다. 아직 최적해를 찾지 못했다.
면요리가 제일 쉽고 한식이 제일 어렵다. 한식은 간 맞추기도 어렵고 요리 순서도 내 비루한 요리적 상상력과는 다른 부분이 많아서 주의를 요한다. 예를 들면 떡국을 끓일 때 참기름에 소고기를 먼저 볶는다던가, 잡채를 만들 때 속재료 하나하나를 다 볶은 다음에 마지막에 버무린다거나 이런 것들. 반면 면요리는 그냥 같이 끓여버리거나, 좀더 복잡해져봐야 면 따로 국물 or 소스 따로 한 뒤에 합치면 되니까 꽤 성공률이 높다.
이제 성인 기준 1인분의 양에 대해서 대충 감을 잡았다. 예전에는 너무 적거나 너무 많이 한 경우가 꽤 많았는데 하다보니까 눈대중으로도 맞출 정도가 되었다. 하지만 면요리의 경우 내가 좋아하다보니 아직도 종종 양이 너무 많아질 때가 있다.
조미료보다는 향신료가 정말 기적처럼 느껴진다. 왜 후추 때문에 전쟁이 일어났을지도 모른다고 하는지 알겠다. 볶거나 굽는 요리에 후추는 깡패다. 참기름도 만만치 않다.
직접 한 요리를 잘 먹어줄 때의 행복이 있다. 예상보다도 뿌듯하다. 요리에 욕심이 나게 만드는 요소 중 하나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