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허리 건강과 잠

2022-05-06

태그: life

나에게는 꾸준히 찾아오는 고통이 있는데 바로 허리 디스크다. 기억 나는 것만 정리해보자면..

고등학생 때부터 터졌으니 그때부터 정신차리고 관리했어야 했는데, 도통 몸 쓰는 일에는 관심을 갖지 못해서 여기까지 와버렸다. 그나마 부모님께서 내 하찮은 허리 내구도를 미리 눈치채시고 괜찮은 보험을 들어주셔서 경제적인 고통은 크지 않았다. 하지만 디스크의 물리적 고통은 정말 어마어마하다. 너무 아파서 눈물이 찔끔 날 정도로 강렬하게 기억에 남는 것들만 나열한 것이 위의 것들인데, 이외에도 일상 생활에 불편함을 초래할 정도의 다양한 고통은 꽤 자주 찾아온다.

그래서 정선근 TV와 기타 건강/운동 유튜브를 섭렵하며 걷기, 오래 앉아있지 않기, 신전 자세 자주 취하기 등을 하고 있지만, 20여년을 나쁜 자세로 살아온 사람이 며칠 바른 자세 한다고 급격하게 좋아지진 않는다. 매일매일 조금씩 나아지는 것 같고 최소한 더 나빠지지는 않도록 유지하는데 집중하고 있다.

그러던 중 올해 들어서 체감한 변화가 있다. 요즘 점점 아들이 육체적으로나 정신적으로나 많이 성장한 것이 느껴져서 놀아주는데 체력이 부치고 있는데, 그 덕분에 아들이랑 자는 시간이 점점 동기화되고 있다 (…). 예를 들어 주말에는 오전에 한탕 놀아주고 나면 꼭 오후에 낮잠을 자는데 그때 나도 무조건 1~2시간은 자게 되고, 주중이든 주말이든 늦어도 9시 반에는 잠자리에 들어서 대략 1시간정도 안에는 재우려고 하는데 그러다보면 어느새 나도 같이 잠들어버린다. 일주일 중 저녁 11시 이전에 깨어있는 날이 드물 정도로 잘 자버리고 있는 것이다. 매일 꼬박꼬박 8~9시간은 자는 것 같다. 고등학생 시절부터 늘 새벽에 초롱초롱한 눈으로 다양한 잉여짓을 하다 늦게 잠들어서 5~7시간씩 자는 것을 10년 가까이 해온 덕분에, 이런 변화가 굉장히 낯설다.

그런데 또 한편으로는, 덕분에 하루하루가 꽤 활기차진다(?). 잠이 보약이라는 말을 무섭도록 몸소 겪고 있다. 사실 주기적으로는 이맘때 쯤이면 디스크가 한번 터져나와서 최소 걷기 힘든 불편함을 겪을 시기인데, 이번에는 다양한 원인이 있겠지만(낌새가 오자마자 약부터 챙겨먹었고, 꾸준히 물리치료 받았고) 매일매일 잠을 푹 잔 것이 꽤 큰 영향을 미쳤다고 생각한다. 그래도 11시 이전에 잠들어버리면 개인 시간이 거의 남지 않기에, 매일은 아니더라도 되도록 일찍 자는 생활을 지속해볼까 한다. 이제 아침에 일찍 깨기만 하면 완벽한 아저씨의 생활일텐데, 다행인지 불행인지 아침 잠이 많은 것은 도통 변할 생각을 않는다. 아무튼 나처럼 허리가 안좋은 사람에게는 허리 건강을 위해서라도, 잠을 많이 자는 것은 중요한 것 같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