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존신고
근황
태그: life
마지막 포스팅이 올해 1월이었으니까… 반년 넘게 블로그에 손을 대지 못했다. 생존 신고도 할 겸 근황을 한번 정리해보려고 한다. 😭
아들은 잘 크고 있다. 정말 감사하게도 사내 어린이집에 당첨이 되어서 3월부터 꾸준히 나가고 있는데, 아직도 어떻게 당첨됐는지는 의문이다… 초반에는 가족들 외의 사람과 지내는 것이 본인 인생에서 처음 겪는 일이라 많이 울고 낯도 많이 가렸지만, 지금은 완전히 적응해서 어린이집에 가지 못한 날은 에너지가 넘쳐나서 감당하기 힘들 정도이다. 그리고 점점 귀여워진다. 너무 귀엽다. 평생의 효도를 지금 시기에 다 한다는 말이 이해된다. 아들 사진만 봐도 힘이 난다. 💪
이렇게 귀여운 아들을 자랑하려고 사진과 동영상을 열심히 찍어서 인스타그램에 올려보기도 했다. 하지만 와이프와 얘기하다 보니 내 취향이 독특(?)하다는 걸 깨달았는데, 나한테는 너무 귀엽게만 보이는 사진을 올리기 전에 물어보면 못난이처럼 나온 사진이라고 하는 것이었다… 크흑. 거기다 사진을 꾸준히 찍고, 이걸 적당히 인스타그램의 정사각형에 맞게 편집해서, 주기적으로 업로드하는게 생각보다도 귀찮은 일이었다. 그래서 그냥 인스타그램은 방치한 채로 아들의 귀여움은 나만 독식하고 있다. 😤
그리고 코로나. 하아. 지긋지긋하다. 솔직히 이맘때쯤이면 끝날 줄 알았는데, 흐름을 보니 완전박멸은 불가능한 것 같고 그냥 적응해서 살게 될 것 같다. 그런데 우리나라의 방역이 마음에 드느냐 하면 글쎄… 아무튼간에 백신이나 빨리 많이 들어와서 접종률이 높아졌으면 좋겠다. 코로나 때문에 친구들을 못 봐서 심심하기만 할 줄 알았더니 웬걸, 사내 어린이집을 보내다 보니 확진자나 밀접촉자가 나오기라도 하면 바로 하원 해야 해서 힘들다. 흑흑. 행여나 코로나에 걸리면 나만 고생하는 게 아니라 주변이 다 고생하기 때문에, 바이든 황상님께서 얀센 백신을 하사하셨을 때 재빨리 맞았다. 💉
그런데 백신의 부작용인지, 코로나 증상 중 하나가 원래 있던 염증이 심해지는 거라서 아마도 부작용일 거라 생각은 하는데, 아무튼 디스크가 갑자기 너무 심해져서 꽤 고생을 했다. 정말로 너무너무 아파서 거의 일어서지도 걷지도 못했는데, 스테로이드 주사 맞고 물리치료 꾸준히 받으며 대충 한 달 정도 쉬니까 많이 괜찮아졌었다. 이번에 깨달은 것은, 돌아보니 고등학생 때 처음 디스크가 터진 이후로 1~4년 주기로 계속 꾸준히 허리가 아파왔단 것이다. 그리고 그 주기가 점점 짧아지고 있었다. 무서웠다. 이대로 가면 허리가 점점 자주 그리고 점점 더 많이 아플 것 같았다. 그래서 바로 정선근 TV를 구독하면서 모든 영상을 정독했다. 답은 너무 뻔했다. 바른 자세를 유지하고 운동하는 것. 그래서 앉거나 걸을 때마다 늘 자세를 꼿꼿이 하려고 경계하고 있다. 또 마침 회사의 근골격계 운동센터에서 도수치료와 재활 치료를 섞은 느낌의 운동 치료를 받아봤는데, 감히 회사 최고의 복지라고 말하고 싶다. 덕분에 내 몸의 어떤 근육이 어떻게 틀어져 있고, 그게 어떤 영향을 미쳐서 허리 디스크까지 가게 되었는지 정밀한 진단을 받을 수 있었고, 이걸 좋게 하려면 어떤 운동을 해야 하는지 배울 수 있었다. 꾸준히 해야지. 🏃
위의 많은 일들과 그 외 말하지 않은 더 많은 일들 덕분에, 취미 코딩에서 손을 놓고 있었다. 그러다 건강을 어느 정도 회복하고 나서 이제 다시금 하나둘 해보고 있다. 먼저 TAPL을 정독하면서 내 나름으로 정리하며 구현도 해보고 있는데, 재밌다. 똑똑한 사람들이 수십 년 걸려 쌓아온 걸 겉핥기하는 느낌이랄까. 거기다 졸업의 압박 없이 취미로 공부해서 그런지 더 재밌는 것 같기도 하고 (…). 이걸 어릴 때 재밌게 공부했으면 더 좋았을 걸, 하는 아쉬움이 들었지만 지금도 충분히 늦지 않았다고 생각한다. 그리고 그 유명한 종만북도 차근차근 읽어보고 있는데, 이게 왜 명저인지 알겠더라. 문제를 어떻게 풀어야 하는지 차근차근 접근하는 설명이 정말 좋았다. 뭐 당장 업무에 이 책에 나오는 고급 테크닉을 쓸 일은 아마도 평생 없겠지만, 뇌가 녹슬지 않는 데에 큰 도움이 되는 듯하다. 📚
적다 보니 크게 (1) 가족 (2) 운동 (3) 취미 세 가지 얘기를 한 듯 한데, 가족과 오래 행복하려면 운동으로 육체를, 취미로 정신을 건강하게 해야한다, 뭐 이런거 아닐까 싶다. 뭐 많은 사람들이 이미 숱하게 말해왔던 거라서 너무 뻔한 결론이긴 한데, 직접 겪어보니 그 무게감이랄지 현실감이랄지 파괴력이 남다르긴 하다. 😅 잘 살아보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