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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만의 아카이빙이 필요하다
2024-05-14
문득 세어보니 내 크롬 북마크가 약 600여개 정도 된다. 이 중 대부분은 나중에 읽으려고 일단 추가해둔 것들이다. 이것도 일종의 technical debt라고 할 수 있을까?
아무튼 관련해서 최근에 있었던 에피소드가 두 개 있는데:
- 작년이던가. MS 리서치에서 (무슨 주제였는지도 기억이 안나는데) 어떤 책을 pdf로 무료로 공개했길래 나중에 보려고 북마크에 추가해뒀다. 어느날 북마크를 정리하다 기억나서 들어가보니 permalink가 깨져있어서 MS 리서치 홈페이지로 리다이렉트 되어버렸다.
- 얼마 전 에피소드. 역시 또 북마크를 정리하던 도중 내가 좋아하는 “terse notes on graph algorithms” 포스팅을 오랜만에 다시 들어가니 아예 블로그가 폐쇄되어 있었다. 저자인 Buck Shlegeris가 AI 관련 스타트업 Redwood Research를 창업하면서 기존 블로그를 폐쇄하고 다른 홈페이지를 만든 것으로 보인다. 혹시나 해서 웹 아카이브에 검색해봐도 없더라. 좋은 글이었는데 너무 아쉽다.
이외에도 북마크해둔 링크가 깨진 일은 비일비재했다. 이런 일련의 사건들을 겪다보니 점차 북마크에 추가해두고 나중에 꺼내보는 것보다는, 얼른 나만의 것으로 아카이빙해두는 것이 우월 전략이라는 생각이 든다.
요즘 나는 블로그에 글을 쓰기보다는 혼자 정리하고 혼자 되새김질 하기 위한 용도로 org-roam으로 글을 많이 쓰고 있다. 이맥스의 킬러앱인 org-mode와 독일의 메모 방법인 제텔카스텐을 합친 방법론인데, 아직 써둔 메모가 많지 않아 드라마틱한 효과를 체감하진 못하고 있지만 혼자 보기 위한 용도로, 틀려도 되는, 캐쥬얼한 글들을, 가벼운 마음으로 쓸 수 있다는 점에서 접근성은 아주 좋은 것 같다. 이것저것 마구 노트를 만들어대고 연결하는 재미도 있다.
아무튼 인터넷은 영원하지 않다는 사실을 다시 한번 깨달았다. 북마크 600개를 다 쳐내기까지는 엄청나게 오래 걸리겠지만, 하나씩 내가 직접 소화해서 아카이빙을 시작해야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