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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치관
지금 시점의 스냅샷
(First release)
2020-11-12
(Last update)
2024-08-26 08:27
2세가 생기고 나니 어떻게 살아야 할지 (반강제로) 생각이 많아졌다. 무던하게 살아갈 줄 알았는데, 요즘은 마음이 혼란하다. 수 십년을 살면서 그동안 많이 생각하고 겪어 왔는데, 그러면서 마음에 오래 남았던 몇 가지 생각들을 한번 나열해봤다.
- 에고를 죽여야 한다. 어릴 때는 내가 뭐라도 되는 줄 알았지만, 세상은 넓고, 대단한 사람은 과거에도 많았고 지금도 많으며 미래에는 더 많을 것이다. 그러니 항상 겸손하면 좋겠다.
- 모든 사람은 틀릴 수 있다. 내가 대단하다고 생각하는 사람도 틀릴 수 있다. 대단하지 않은 나는 더더욱 틀릴 수 있다. 그러니 함부로 다른 사람에게 이래라 저래라 하지 말고 차라리 응원을 하자.
- 사람은 말 그대로 혼자 살 수 없다. 좋아하는 일 하나만 평생 하고 살 수는 없다. 괜히 사회적인 동물이라는 말이 있는 게 아니었다. 나도 주변에서 많이 받아온 만큼, 많이 베풀 수 있으면 좋겠다.
- 습관이 중요하다. 의지력을 믿지 말자. 깨어있는 시간의 평균 43%가 습관적인 활동에 소요된다고 한다1. 무심코 반복한다는 얘기다. 그러니까 좋은 습관을 만들려면 의식적으로 노력해야 한다. 흉내라도 꾸준히 계속 하다보면 습관이 되지 않을까…
- 매일 가장 집중해야 하는 핵심적인 일 한두개만 해결하려고 하자. 하루의 목표가 분명하지 않으면 다른 일에 파묻혀서 방향을 잃게 된다. 계획은 쓸모없지만 계획을 세우는 일은 필수불가결이다.
- 실천해야 한다. 생각만 하는 것은 너무나도 쉽다. 정말 대단한 사람은 실천하는 사람이다. 말로는 뭐든 쉽지…
- 운동하자. 규칙적인 운동은 실제로도 뇌 건강에 도움이 된다고 한다2.
- 독서하자. 공부의 기초 체력은 독해력이다. 근데 단순히 책만 읽으면 별로 도움이 안되는 것 같다. 읽고, 이해하고, 요약하고, 말하고, 계속해서 쓰는 것이 도움이 되는 것 같다. 그런 의미에서 블로그에 글 쓰는 일은 (글을 쓰기 위한 준비 작업까지 포함해서) 아주 도움이 된다.
- 설득하려면 나부터 괜찮은 사람이 되자. 나를 포함해서 사람은 감정적이다. 별로 이야기하고 싶지 않은 사람이 하는 설득에는 잘 안넘어 가더라고… 반면 이유는 알 수 없지만 묘하게 믿음이 가는 사람도 있고. 일상과 일터가 다르겠지만, 괜찮은 사람이 되어 손해볼 일은 아니겠지. 근데 괜찮은 사람이 대체 뭘까? 어떻게 해야 괜찮은 사람이 되지?
- 다른 사람을 지나치게 신경쓰지 말자. 이게 참 말로 하긴 쉬운데 실천하기가 어렵다. 비교할 거라면 과거의 나와 비교하자.
- 싫어하는 것에 대해서는 되도록 말하지 말자. 마음에 안드는 부분에 대해서 말하다 보면 무심코 본심이 나올 수 있고, 말실수를 할 수 있다. 한번 뱉어버린 말실수를 만회하기란 얼마나 어려운지 이제 잘 안다.
- 대화할 때는 상대에게 집중하자. 산만하게 주의분산되는 모습을 보여주는 것은 서로에게 손해다. 귀중한 시간 낭비하지 말자.
- 다음 단계로 가려면 다음 단계에 있는 사람 10명에게 인정받으면 된다…고 하는데, 아직은 잘 모르겠다.
- 과거를 바꿀 순 없으니, 필요하면 뻔뻔해지자. 너무 과거에 얽매이는 건 안좋은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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를 욕하는 사람은 대체로xxx
를 한번도 써본적 없거나 의외로xxx
를 엄청나게 많이 써 본 사람이다. 어중간하게xxx
를 겪어본 애들은 오히려 무작정 찬양하더라. 여기서xxx
를 웬만한 걸로 다 바꿔도 말이 된다.- 처음부터 잘 설계하려고 하지 말고 세 번쯤 다시 만들자. 경험과 지식을 정리하면 그게 바로 설계다3.
- 온라인에서는 어떤 편견도 없다. 장애인도, 여자도, 흑인도, 아이들도 다 똑같다. 편견없이 본 진짜 사람들의 모습은 … 웃으면서 사람을 죽이는 인간들이 세상에 널려있다. 우리는 무서운 시대에 살고 있다. 그러니까 사람은 사랑을 가지고 많이 배워야 한다 4.
20대 초반에 면접을 보러 갔다가, “10년 뒤에는 어떤 모습일 것 같나요? 어떤 사람이 되고 싶나요?”라는 질문을 받았던 적이 있다. 한번도 그런 걸 생각해본 적이 없었고, 거기다 질문을 받기 전 기술 면접에서 탈탈 털렸던 직후라서, 정신줄 놓은 채로 그냥 “지금보다 더 똑똑한 사람이 되고 싶습니다”라는 후회스러운 대답을 한 적이 있다. 지금은 그때보다는 조금 더 잘 대답할 수 있는 사람이 되었다. 10년 후까지는 아니더라도 미래의 내 모습을 생각해보게 되었고, 이제 어렴풋이 추구하는 것들도 생겼다. 되고 싶은 것, 하고 싶은 것, 유지하고 싶은 것, 뭐 이것저것 있는데, 엄청 구체적이고 대단할 필요는 없는 것 같다. 어떤 건 그럴 수 없기도 하고. 어쨌든 우연하게도 이 질문을 받은지 얼추 10년이 된 이 시점에서 한번 스냅샷을 남겨 봤다. 여기서 몇 개는 잘 지켜지고 있는 듯 하고, 몇 개는 거의 실패하는 것 같고, 대부분은 잊고 있다가 퍼뜩 생각나서 지키려고 노력한다. 10년 뒤에는 어떤 변화가 있을려나.